9살 아들 여행가방 감금 살해한 계모에 '무기징역' 구형

입력 2020-08-31 11:43
수정 2020-08-31 11:45

동거하던 남성의 9살 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A(41·여)씨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검찰은 3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7시25분께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가뒀다.

이후 아들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뒀고 심지어 가둔 후 약 3시간 동안 외출까지 했다.

A씨는 아들이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으나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는 등 계속해서 학대했으며, 아들의 울음소리와 움직임이 줄었지만 그대로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들은 약 7시간 가량 가방에서 갇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3일 오후 6시30분께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진행된 첫 공판에서 검찰은 "A씨는 아들을 가방에 가둬뒀으며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뛰기도 하고, 숨쉬기 힘들다고 수차례 호소함에도 가방안으로 헤어 드라이기 바람을 넣기도 해 아들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변호인은 "A씨 친자녀들 진술 중 아들이 들어가 있던 가방 위에서 뛰는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두 발이 떨어질 정도로 뛰진 않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하자 바람을 넣기 위해 드라이기를 켠 것은 맞지만 직접 가방을 열어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적은 없다"고 말했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