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지수 등락에 베팅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산업 혹은 투자자의 취향에 맞는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적극적인 운용으로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다. 국내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지수추종형 상품이 대부분이라 글로벌 ETF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다양한 ETF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장 거듭하는 테마ETF 시장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12개의 테마ETF가 새로 출시되면서 미국 내 테마 ETF는 129개로 늘었다. 2분기 전체 테마ETF의 운용자산은 400억달러로 1분기대비 65% 증가했다.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ARK이노베이션 ETF(ARKK)’의 운용자산(AUM)은 27일 기준 78억달러로 3월말 20억달러에서 5개월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배경은 액티브 ETF 시장 확대다. 액티브 ETF는 코로나 19 폭락장에서도 수익률을 지켰고, 반등장에서는 지수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매니저가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혁신기업·헬스케어·자율주행 등 테마형 ETF로 이목이 집중됐다.
테마ETF의 성장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밀레니얼은 가치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테마ETF를 통해 자신의 철학과 맞는 기업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는 분석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와중에 그들이 테마 ETF에 큰 관심을 가지며 테마ETF의 성장이 가속화되고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분에서 선도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KLD400 소셜 ETF(DSI)’,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회사를 편입하는 ‘SPDR SSGA 성평등지수 ETF(SHE)’,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로보틱스&AI ETF(BOTZ)’ 등이 그 예다. 같은 테마여도 수익률 차이···“매매 전 종목구성 분석해야”테마형 ETF는 관련 기업이 여러 업종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아 지수를 추종하는 전통 ETF와는 종목 구성이 다르다.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ARKK의 경우 테슬라(전기차), 인비태(헬스케어), 스퀘어(핀테크) 등 업종 구분 없이 종목을 편입한다. 이 ETF는 3개월간 45.21% 상승하며 나스닥지수 상승률(23.51%)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형주라고해서 편입 비중이 항상 높지도 않다. ‘글로벌X 비디오게임&e스포츠 ETF(HERO)’의 경우 시가총액 3244억달러인 엔비디아와 704억달러인 닌텐도가 비슷한 비중으로 담겨있다.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와일더힐 클린에너지 ETF(PBW)’는 편입 기업들의 시가총액 중간값이 30억달러 수준이다. 종목 수도 40여개에 불과하다. 같은 테마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ICLN)’ 또한 중소형주 비중이 70% 이상이다.
같은 테마에 속해있다고 해서 수익률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테마 ‘ARK 오토노머스 테크놀로지&로보틱스 ETF(ARKQ)’와 2차전지테마 ‘글로벌X 리튬&배터리 테크 ETF(LIT)’는 모두 테슬라를 핵심 종목으로 편입한 전기차 테마 ETF이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ARKQ가 29.25%, LIT가 37.68%로 상이하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마ETF는 중소형주 비중이 높으며 편입 종목 수가 전통ETF보다 적고 테마와 관련된 기업을 정의하는 기준이 운용사마다 달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한다”며 “ETF별 편입종목, 수익률, 투자방법의 차이를 잘 따져서 매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