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리두기 2.5단계에 수수료부터 올린 배달대행업체

입력 2020-08-30 09:13
수정 2020-08-31 18:38


서울의 한 배달대행업체가 음식점에 부과하는 배달수수료를 ‘코로나 할증’이라는 명목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되자마자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전날인 29일 2.5단계 거리두기 시행을 앞두고 코로나 할증 500원을 한다고 업주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배달 거리 500m당 기본 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린 것이다.

생각대로 측은 공문을 통해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하는 만큼 가맹점 사장님들의 많은 이해와 양해 부탁드린다”며 “이미 대부분의 배달대행사는 건당 1000원 이상 배송료 인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담을 업소에만 묻는다면 부담이 많이 될 것이다”며 “배달팁을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권유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상승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라는 의미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본사 지침은 아니다”며 “배달 주문 폭증으로 이미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배달비를 올릴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할증 기간이 언제까지냐는 질문에는 “논의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수수료 상승분 전액은 배달 기사들의 몫이다”며 “기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배달대행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를 이용하는 한 업주는 “코로나 이후에 기사 대기 시간도 늘어 1시간까지 기다릴 때도 있다”며 “500원 올린만큼 더 빨리오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6일 밤 12시까지 수도권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도록 영업이 제한된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된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이나 9시 이후에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은 배달 앱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비용은 곧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의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사에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수수료 부담은 ‘고객에게 배달료를 청구한다’는 답이 4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 값을 올리거나(22.0%), 메뉴·양 축소, 식재료 변경을 통한 원가절감(16.3%) 등 음식점들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