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0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 라인에서는 업계 최초로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훨씬 더 미세한 패턴을 새길 수 있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1z) LPDDR5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D램·낸드·파운드리 모두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은 연면적 12만8900㎡(축구장 16개 크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평택 2라인은 이번 D램 양산을 시작으로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까지 생산하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가 사업 목표로 내세운 경쟁사와의 '반도체 초격차'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지난 5월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착공했으며, 지난 6월에는 첨단 V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만들었다. 두 라인 모두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평택 2라인은 2018년 8월 발표한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평택 1라인에 이어 이번 평택 2라인에도 총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다. 직접 고용하는 인력은 약 4000명으로 예상된다. 협력사 인력과 건설인력을 포함하면 약 3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2015년 조성된 평택캠퍼스는 289만㎡의 부지를 가진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전초기지다. 평택 1라인은 2017년 6월 양산을 시작했으며, 평택 2라인은 2018년 1월 착공돼 이번에 처음으로 D램 제품을 출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캠퍼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반도체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차세대 스마트폰 시장 선점할 최첨단 EUV D램 본격 양산평택 2라인에서 이번에 출하된 16Gb(기가비트) LPDDR5(low power double data rate 5) 모바일 D램은 메모리 양산제품으로는 처음 EUV 공정이 적용됐다. 역대 최대 용량과 최고 속도를 동시에 구현한 업계 최초의 3세대 10나노(1z) LPDDR5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세대 10나노급(1y) 공정으로 역대 최대 용량의 16GB(기가바이트) LPDDR5 D램을 양산한 지 6개월 만에 차세대 1z 공정까지 프리미엄 모바일 D램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용 12Gb 모바일 D램(LPDDR5, 5500Mb/s)보다 16% 빠른 6400Mb/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16GB 제품 기준 1초당 풀HD급 영화(5GB) 약 10편에 해당하는 51.2GB(기가바이트)를 처리할 수 있다.
또 16Gb LPDDR5 모바일 D램은 8개의 칩만으로 16GB 제품을 구성할 수 있어 기존 제품(12Gb 칩 8개+8Gb 칩 4개) 대비 30% 더 얇은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멀티카메라, 5세대(5G) 통신 등 부품수가 많은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같이 두께가 중요한 제품에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에 차세대 1z 16GB 모바일 D램을 업계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제공함으로써 내년 출시되는 AI기능이 강화된 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 고온 신뢰성도 확보해 전장용 제품까지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 부사장은 "이번 1z나노 16Gb LPDDR5는 역대 최고 개발 난도를 극복하고 미세공정 한계 돌파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제품"이라며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고객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메모리 시장 확대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3라인도 착공삼성전자는 빠르면 이달 중 반도체 3라인('P3') 착공에 들어가고 4~6라인도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조만간 3라인 전체에 대한 최종 건축 허가를 받은 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으로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상황에서도 '초격차' 유지를 위한 선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의지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라이프 스타일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파운드리 부문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파운드리 부문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3라인은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짓기로 한 총 6개의 라인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보통 반도체 공장 건설과 설비 반입, 생산까지 3∼4년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3라인의 양산 가능 시기는 오는 2023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평택 1라인이 2017년 하반기, 이날 양산에 돌입한 2라인이 올해 가동되는 등 '3년 주기'로 새로운 생산 라인이 양산에 들어간 것을 고려할 때 3라인의 첫 생산 시기가 2023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라인의 투자 금액은 평택캠퍼스 단일 라인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3라인보다 규모가 작은 2라인의 투자금액이 30조원에 달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