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욕해 기분 풀리길" 文 한마디에 '욕 인증샷' 쏟아졌다

입력 2020-08-28 11:51
수정 2020-08-28 11:5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언급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욕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 XXX"라며 "오늘부터 기분이 풀릴 때까지 욕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과거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 발언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직접 고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응한 것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을 비판하면 여권 인사들이 예민하게 반응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이라고 비판하자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진중권 전 교수는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이게 바로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고 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리더는, 메시지가 없다는 것 자체가 메시지"라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다른 후보에게 문자폭탄을 보낸 지지자들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