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대마초 시장 급성장?…다시 관심받는 마리화나ETF

입력 2020-08-28 09:25
수정 2020-08-28 09:29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의외의 산업이 '수혜업종'으로 부상했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잡은 기호용 대마(마리화나) 시장이다. 전세계 주요 업종, 자산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마리화나에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27일 미국 포브스지는 시장조사업체 브라이트필드그룹을 인용해 올해 캐나다의 기호용 마리화나 산업 매출이 지난해 8조8190만 달러에서 17조 달러로 두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이트필드그룹은 나아가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54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용까지 포함한 2025년 캐나다 마리화나 산업 전체의 추정 매출액은 58조에 달한다. 캐나다는 지난 2018년 10월 기호용 마리화나의 재배 및 판매를 전면 합법화했다. 현 시점에서 캐나다는 우루과이와 함께 기호용 마리화나를 전면 허용한 전세계 단 둘 뿐인 국가다.

캐나다의 마리화나 산업이 코로나19 와중에도 성장을 이어간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거주 시간 증가와 함께 시장 개방 2년차를 맞아 보다 성숙해진 업체들의 활약이 있다. 캐나다의 마리화나 산업은 2018년 합법화 이후 늘어난 시장 수요에도 기존 유통망을 주름잡고 있던 암시장의 불법 유통책들과의 가격경쟁에서 고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브라이트필드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마리화나 업계는 식용 마리화나, 추출물, 액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신규 제품을 출시하고, 유통 경로를 대폭 확장했다”며 “기업들이 상품개발과 유통, 마케팅에 있어 이전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화나 기업들은 미국 나스닥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 등 여러 국가의 시장에 걸쳐 상장되어 있다. 그 가운데 대장주인 오로라 카나비스의 시가총액이 10억5900만달러(약 1조2575억원)에 불과할 만큼 산업 내 경쟁도 치열하다. 해외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여러 시장의 기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마리화나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관련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인 미국 ETF전문 자산운용사 글로벌X의 ‘글로벌 X 카나비스 ETF’가 있다. 이 ETF는 아프리아, 오로라 카나비스, 캐노피그로스 등 기호용·의료용 마리화나 업체의 상장 주식을 다수 편입하고 있다. 그 밖에 마리화나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는 ‘ETFMG Alternative Harvest ETF’, ‘AdvisorShares Vice ETF’ 등이 존재한다.

이들 ETF는 캐나다가 마리화나 합법화를 선언한 2018년말부터 2019년 사이 급등한 이후 주가 부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수세가 다시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2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글로벌X 카나비스ETF는 지난 3개월 동안 주가가 10.61% 올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에 호의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 11개 주가 기호용 마리화나를 허용했지만 연방 차원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오로라 카나비스 주식 26만54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