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정재현, 고향 포천서 '한풀이 샷'

입력 2020-08-27 17:43
수정 2020-08-28 03:21
태풍 바비가 몰고온 강풍도 ‘플레잉 코치’ 정재현(35·사진)의 ‘한풀이 샷’을 막지 못했다. 경기 포천 출신인 그는 홈구장인 일동레이크GC(파72·7209야드)에서 열린 ‘헤지스골프 KPGA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며 65타를 친 이원준(35), 고군택(21) 등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7위에 올랐다. 67타는 정재현이 코리안투어에서 친 개인 최소타 기록이다.

정재현은 2008년 프로에 입문한 뒤 잘 풀리지 않았다. KPGA 코리안투어를 온전히 뛴 시즌은 2008년, 2014년뿐이고 2부 투어에서 주로 활동했다. 2012년 차린 골프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의 캐디백을 메기도 했다. 정재현은 올해 한 번도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각오를 새로 다졌다. 부친이 KPGA 프로(준회원), 동생이 KPGA 투어프로(정회원)인 골프 가족의 이름을 알리기엔 이보다 더 좋은 때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회장과 가까운 동남고를 졸업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일동레이크GC에서 라운드한 경험이 많아 코스를 잘 아는 편”이라며 “2005년 이후 KPGA 대회가 열리지 않아 다른 선수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코스 곳곳까지 머릿속에 새겨넣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포천=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