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서 동네의원은 예상외로 참여가 저조했다. 병원의 수익성이 날로 떨어지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돼 단체행동보다 병원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회원 서신을 통해 “정부의 거센 압박 속에서 저마다의 고민이 있을 줄 안다”며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 그리고 연대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이날 서신을 통해 “지난 14일 집회 참석률과 휴진율을 전해 듣고 너무 비참하고 처참했다”며 선배들의 파업 참여를 호소했다. 이들은 “용기 내 참여해 달라, 정의를 보여 달라”며 “우리도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의대생 후배들을 못 본 척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7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휴진 여부를 파악한 결과, 전국 3만2787곳 가운데 휴진한 기관은 2926곳에 그쳤다. 휴진 비율은 8.9%로, 58.3%의 휴진율(25일 기준)을 보인 전공의들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1차 파업 때는 동네의원 중 약 32%가 휴진했다.
동네의원의 이 같은 낮은 휴진율은 경영 압박 탓으로 분석된다. 개업의 사이에 경쟁이 치열한 데다 코로나19 탓에 비상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도 의원 개업이 줄고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설 현황’과 ‘요양기관 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상반기(1~6월) 의원의 폐업은 2018년 586곳, 2019년 638곳, 2020년 679곳으로 늘었다. 개원은 2018년 847곳에서 2019년 890곳으로 증가했다가 2020년 809곳으로 줄었다.
한 개원의는 “사실상 ‘동네’ 장사가 중요한 의원은 여론에 반하는 파업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