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적반하장 음모설 주장"…文, 사랑제일교회 정조준

입력 2020-08-27 14:14
수정 2020-08-27 14:16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27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상황을 두고 "특정 교회에서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방해를 하고 있다"며 사실상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회장을 비롯한 개신교회 지도자 1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정 교회)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명"이라며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을 보이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들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극히 일부의 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며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라면서 교회에 재차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한국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실시하는 등 정부의 방역지침에 협조하고 자체 방역 관리에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하고 엄중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란 생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동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감염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 국민들의 삶에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한순간의 방심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K-방역 등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코로나로 인해 지친 국민을 다독이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용기를 나눠주고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발생 후 종교 지도자들을 만난 것은 지난 20일 천주교 지도자들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교회 주요 지도자들이 사실상 모두 참석했다.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소강석 상임고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김종준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장종현 총회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기채 총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 등이 자리했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신수인 총회장, 한국기독교장로회 육순종 총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 윤재철 총회장, 예수교대한성결교회 김윤석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 채광명 총회장, 구세군 대한본영 장만희 사령관, 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 등도 참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