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성장률 하향 주된 원인 코로나19…하반기, 수출 개선"

입력 2020-08-27 12:19
수정 2020-08-27 12:2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한 가장 큰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춘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라며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국내 감염증 상황이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밖에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이유로 2분기 수출이 한은의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교역이 위축이 수출 부진을 이끌었고, 각 국의 봉쇄 조치로 해외 진출 국내 기업들의 생산이 줄어든 점도 수출에 악영향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심화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한다면 금융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구체적 내용과 조치의 지속 기간 등에 따라서 파급력이 달리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국내 실물경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 환율 등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느려진다면 금리 추가 인하 등 정책 수단을 쓸 여력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여전히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지가 남아 있다"며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대되는 효과, 수반되는 비용 등을 따져보면서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이어 "금리 이외의 다른 정책 수단도 가지고 있다"며 "대출 제도, 공개시장운영 등 정책 수단을 펴왔고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2차 재난지원금 논의 등 적자 국채 발행 계획에 따라 국고채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현재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고채 수요가 상당히 견조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수요 요인을 감안하면 당장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타격 가능성은 낮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만약 수급상 불군형이 생겨서 장기 금리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이미 얘기했던 것과 같이 국채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중장기 채권 금리 통제(YCC, 일드커브컨트롤) 등 당장 활용할 수단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수출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많은 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2분기 중 일시 중지됐던 해외 진출 국내 기업들의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는 분명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업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지 않아 개선 속도는 완만할 것”"라고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