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거래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은 “중국은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에서 미국을 향한 유화 제스처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지난 24일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간담회에서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지역, 기업들이 우리와 함께 사업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가장 강하게 요구해온 사안인 시장 개방과 기업 지식재산권 보호도 확대·강화하겠다고 했다.
SCMP는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을 미국과의 디커플링(결별)을 피하거나 최소한 지연시키기 위한 시도로 분석했다.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부터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국제 경제에서 고립되면 이런 목표가 첫 단계부터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왕 장관도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냉전은 (역사를)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나라가 냉전으로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통화에선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지난달 중국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할 당시 군 소속 연구원 철수도 함께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는 중국 외교관이 군의 첩보 활동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를 미국 정부가 확보했다고 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