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JTBC스튜디오 프리IPO 적격후보 6여곳 선정…매도자 vs. 매수자 눈치싸움 시작

입력 2020-08-26 17:27
≪이 기사는 08월26일(17: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JTBC스튜디오 투자유치가 실사를 시작으로 본격화 됐다. 매각 측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 중 약 6곳 내외 후보를 추려 다음 단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투자자와 매도자간 전략싸움도 시작될 전망이다. 예상보다 전략적투자자(SI)와 글로벌 PEF들의 참여가 저조한 점을 들어 주도권을 쥐려는 후보도 감지되는 반면, 국내에서 손꼽히는 성공작을 보유한 드라마 제작사인 만큼 여전히 높은 투자의지를 보이는 곳도 있다. 아직 구속력 있는 제안은 아니지만 일부 후보는 전체 기업가치 기준 1조원 이상을 써내며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TBC스튜디오와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숏리스트에 선정된 6~7곳의 인수 후보에게 이번 주부터 가상 데이터룸(VDR)을 개방해 실사에 돌입했다. 약 6주에서 8주간 실사를 마친 후 본입찰 등 잔여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JTBC스튜디오 측이 최근 물적분할한 제이콘텐트리스튜디오와의 합병과 이번 투자유치를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나머지 일정엔 여유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절차에선 약 6~7곳의 인수 후보가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EF로는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 3곳이, 해외 PEF는 TPG와 베인캐피탈 크레딧펀드 등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FI 외 1~2곳의 전략적투자자(SI)도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JTBC와 모건스탠리 측은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를 희망하는 지분과 가격을 직접 제시하도록 열어두었다. 합병법인의 최대 30% 가량을 FI들에게 열어줄 전망이다. 단일 투자자 선정 뿐 아니라 복수의 투자자를 선정하는 방안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보유한 블라인드 펀드 외에 공동 투자(Co-Investment) 혹은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후보, 또 인수금융을 활용할 후보 등에겐 페널티를 줄 것으로 안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종결 여부를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방침과 동시에 글로벌 수위권 PEF와 SI들이 대거 참여할 것을 넌지시 인수전 초반 강조한 셈이다. 경영권이 없는 투자유치 거래가 마치 통상적인 M&A 프로세스처럼 진행되다보니 후보간 정보 탐색도 치열해 진 상황이다.

다만 대기업 및 글로벌 방송사 등 전략적투자자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인수 측이 주도권을 쥘 기회가 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투자안내서(IM)을 수령해 검토한 네이버가 인수 의사를 접고, 내부에서 합류를 저울질하던 SKT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오히려 SI와 글로벌 PEF에 경쟁력에서 밀릴 것으로 전망됐던 국내 PEF들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는 현상도 보인다. 아직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가격제안 단계지만 일부 국내 PEF 후보들은 전체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수준까지 책정해 가격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초반만 해도 여러 후보들이 상장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수준의 PER(주가수익비율)을 반영해 달라는 매각 측 분위기에 난색을 보여왔지만 오히려 그 이상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셈이다. 향후 상장을 통해 투자 회수를 꾀해야할 FI 입장에선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SKY캐슬,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 등 다수 성공적인 트랙 레코드를 쌓은 콘텐츠 제작사 투자 기회가 흔치 않은 점이 고려됐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