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삼성이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부족한 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을 제공하고 전문 의료진도 파견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은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와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 등 사내 연수원 두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삼성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의 병상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연수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삼성이 제공하는 연수원 두 곳은 총 290실 규모다. 한 실에 침상을 두 개씩만 놔도 580병상을 새로 공급할 수 있다. 이는 경기도에서 확보 중인 571개 병상을 넘어서는 규모다. 경기도는 부족한 병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미 확보 병상의 97%가 들어찼다.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 집에서 대기해야 한다. 의료진이 전화를 통해 환자 상태를 체크한다는 것이 비상 계획의 골자다.
삼성이 치료 공간을 제공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경기 고양에 있는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180실)는 오는 31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쓰인다. 경기 용인의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110실)도 다음주 수도권 지역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바뀐다.
삼성은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 삼성의료원 소속 전문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이다. 서울에 있는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경남 창원 소재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에서 각각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파견된다.
삼성은 코로나19 1차 확산기였던 지난 3월에도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및 삼성생명 전주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경증환자 총 423명이 이곳에서 치료받았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동행 비전’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긴급구호 지원을 결정하면서 “국민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이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삼성은 ‘코로나 파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2월 삼성전자 등 14개 관계사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억원 규모의 구호성금과 구호물품을 기부했다.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해외에서 공수한 마스크 33만 장을 나눠줬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