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미수 혐의' 前 채널A 기자,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입력 2020-08-26 13:21
수정 2020-08-26 13:29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리는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서 당사자인 이동재 전 기자측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2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와 후배기자 백 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기일엔 피고인 출석의무가 있어 이날 이 전 기자 등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검찰에서는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가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 등은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고 협박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기자측은 "공익 목적으로 취재한 것이고, 유시민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유시민의 강연과 관련해 언론에 제기된 의혹을 따라가며 취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이사장이 2014년 이 전 대표의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이듬해 신라젠 관련 행사에서 축사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당시 신라젠 수사팀이 결성이 됐기 때문에 (앞서 검찰이 읽은) 공소사실에 나온 내용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점"이라며 "이 전 기자가 수사팀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사팀 결성 후 예상되는 상황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기자측은 MBC에서 '몰래카메라 취재'를 한 사실도 언급했다. 이 전 기자 변호인은 "제보자 지모씨와 두 번째 만남부터 MBC에서 몰카 취재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그때부터는 협박의 내용을 (이철 전 대표에게) 전달할 필요성 자체가 없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 전 기자 측은 처음부터 MBC와 지모씨가 짜고 모종의 '작업'을 시작한 것은 협박을 당하고 있던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