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소속구단인 스페인 FC바르셀로나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시를 영입하려는 타 구단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C바르셀로나는 25일(현지시간) 메시가 이적 요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메시와 FC바르셀로나의 계약은 내년 6월부로 만료된다. 2000년 입단한 메시는 20년 동안 FC바르셀로나가 명문 클럽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메시가 있는 동안 FC바르셀로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네 차례 우승했다. 메시 개인은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를 여섯 번 수상했다. FC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스폰서 계약 등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올려왔으며, 그 결과 2018~2019년에만 841만 유로를 벌어들이며 세계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축구 구단이 됐다.
메시의 이탈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FC바르셀로나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FC바르셀로나는 이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게 8대 2로 패배하는 ‘굴욕’을 겪었고, 감독 등을 경질 조치했다. 메시가 이적을 원하게 된 배경에도 최근 FC바르셀로나의 부진한 성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C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이적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났고, 만약 허용한다 해도 이적료로 최소 7억유로(약 9835억원)를 받아야겠다고 주장 중이다.
메시의 연봉 자체도 고액이다. 2018년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메시의 연봉은 7000만달러(약 831억원)다.
엄청난 이적료와 연봉을 감당하며 메시를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은 극소수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 두 곳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모두 ‘오일 머니’가 받쳐주고 있는 부자 구단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는 아부다비 왕족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카타르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으며 이미 사상 최대 이적료를 기록한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한 경력이 있다. 중국 쑤닝그룹이 인수한 이탈리아 인터밀란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