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스닥 알짜' 이노메트리…이스트브릿지에 팔린다

입력 2020-08-25 17:00
수정 2020-08-26 01:03
코스닥 상장사인 이노메트리가 국내 사모펀드(PEF)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 팔린다. 이 회사는 2차전지 검사장비를 주요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메트리는 25일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 지분 43.5%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양측은 올초부터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벌인 끝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매각 대상은 이노메트리 최대주주인 넥스트아이의 보유 지분 40.6% 중 36.5%와 2대 주주 김준보 대표의 지분 17.21% 중 7.0%다. 거래 금액은 756억원이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회사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2008년 설립된 이노메트리는 엑스레이로 2차전지의 결함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장치를 생산한다.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내부 결함까지 찾아낼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2차전지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난 5월 정부가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노메트리는 미래 먹거리 사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부각되며 주목받았다. 지난달엔 SK가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2만원 선에서 3만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엔 2만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트브릿지는 부품업체 등에 투자한 경험과 자체적으로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노메트리를 세계적인 검사장비 업체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스트브릿지는 정보기술(IT)과 부품 분야 투자에 강점이 있는 국내 중견 PEF다.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업체 코아시아, 풍력발전기 베어링 생산업체 씨에스베어링 등이 주요 투자 기업이다. 씨에스베어링은 이스트브릿지의 투자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스트브릿지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이노메트리를 2차전지 검사 부문에서 더 나아가 전기차용 배터리 팩 등 다른 비파괴검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스트브릿지 내에는 엔지니어 경력이 있는 최동석 대표를 비롯해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장을 지낸 유영복 위원, 자동차 부품 업체인 에스앤티모티브 대표를 역임한 김택권 의원 등 해당 분야 전문가가 다수 포진해 있다.

이스트브릿지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출신인 임정강 회장이 2011년 설립했다. 2017년 골드만삭스 출신 최동석 대표가 합류해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고 있다.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드물게 중동 국부펀드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현재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