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법인이 내놓는 물건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한 30대가 받아주는 양상이 돼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과 정책 질의응답을 갖던 중 "최근 시장에선 갭투자가 줄어들고 있고, 법인 등이 가진 물건이 매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며 "이를 30대 젊은층이 '영끌'로 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집값의 상승과 임대차 시장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3040세대를 중심으로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대출과 자금을 끌어모아 집을 사면서 이른바 '영끌'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과도한 대출로 인한 금융비용과 집값이 하락한다면 지게될 부담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 장관 또한 이러한 우려를 안타까움으로 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0대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5345가구를 매입했다. 지난달 전체 거래(1만6002가구)의 33.4% 수준이다. 40대(28.8%) 50대(17.8%) 60대(10.2%) 순으로 서울 아파트를 많이 사들였다. 30대의 매입 비중은 관련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3건 중 1건은 30대라는 얘기다. 성동구와 강서구에서는 30대 매입 비중이 40%를 웃돌았고 영등포구(39.6%) 마포구(39.5%) 성북구(38.0%) 서대문구(37.7%) 등에서도 높게 나왔다.
통계치와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은 내비치기도 했다. 소 의원이 '언론의 탈을 쓴 어둠의 세력'이라며 최근 부동산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자 김 장관도 동의하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김 장관은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면서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7월 통계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 거래된 것이기에 법 통과 이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8월 거래 건이 신고되는 9월 이후에나 시장 통계가 나온다"며 "8월 시장 통계를 보면 갭투자가 줄어들고 법인 등의 물건이 매물로 나오는 등 7월 시장과의 차별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는 소의원의 질문에 "일부 몇개 아파트를 모아서 봤을 때 10억원이 넘은 것인데 서울 전체 통계인 것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장관은 답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감독기구 추진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 거래 관련 법을 고쳐서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부처간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규제하기에 법적으로 미비한 상태"라며 "우리나라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를 넘는 만큼 국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