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대에 폼페이오 장관도 등판…논란 '활활'

입력 2020-08-25 11:20
수정 2020-11-23 00:02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연설을 녹화 형식으로 내보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직 국무장관이 전대에서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응원한 전례가 없어서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스라엘 공식 방문한 중에 연설을 녹화한 것도 문제로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공화당 전대에 내보낼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연설을 녹화했다. 이 영상은 25일 공개될 계획이다.

같은날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와 내 가족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훨씬 안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화요일 밤에 보자>는 글을 남겼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도 공화당 전대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할 것이라는 계획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정계 안팎에선 논란이 번지고 있다. 미 국무부 지침상 외국을 공식 방문하고 있는 국무부 관계자들은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어서다.

현직 미 국무장관이 전대에서 직접 연설을 내보는 일도 전례가 없다는게 주요 외신들의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간 전임 국무장관들은 당리당략에 치중될 것을 우려해 전대에서 연설을 하지 않았다"고 썼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 등이 민주당 전대에서 연설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모두 국무장관 현직 역임 중엔 전대와 거리를 뒀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서 연설을 녹화한 것도 논란을 사고 있다. 한 미국 내 유대인 단체는 "예루살렘은 세계에서 가장 외교적으로 민감한 도시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뻔뻔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 국무장관이 예루살렘서 당파적 연설을 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례적인 전대 '등판'을 두고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차기 대통령 후보에 나서기 위해 발판을 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 취임 전까지 국무장관 6명에 대해 중동자문관을 맡은 아론 데이비드 밀러 윌슨센터 선임연구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라며 "자신이 향후 대통령이 되도록 기반을 쌓아두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