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질본)를 방문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야당 대표로서 질본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반박이 나왔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메르스가 한참 창궐하던 2015년 5월31일,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질본을 방문했다. 단순 방문도 아니고 대회의실을 빌려서 현안 보고까지 받았다"면서 민주당의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는 김종인 위원장의 질본 방문은 전형적 구태정치"라며 "정은경 본부장 등은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분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통령도 방문을 자제하고 국회도 상임위 출석 요구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전문적 지식도 없고 방역체계에 대한 이해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의 엄정한 법 집행 조치를 정은경 본부장 앞에서 마치 비난하듯이 훈장질한 것은 정말 무식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질본을 방문했을 때는) 격리자가 급증하며 메르스 사태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을 때였다"며 "평일도 아니고 일요일이었다. 일요일에 공무원들이 다 비상근무하는 상태에서, 거기 가서 업무를 가중시킨 걸 어떻게 보면 방해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당은 아무 얘기도 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질본 가서 (김 위원장이) 무슨 현안 보고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잘하시라고 격려해드린 것"이라며 "여당과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셨는데 그걸 갖고 야단을 치면 정말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휴일에 질본을 찾은 것과 관련해 "방문하면서 걱정했다. 방역 때문에 정신없이 바쁠 텐데, 방문이 오히려 부담을 주고 업무를 방해하는 결과가 되진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보건복지부에서 휴일인 오늘이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고 의견을 줘 방문했다"고 설명했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