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가 정교함과 일관성을 만났을 때!’
‘원조 장타왕’ 더스틴 존슨(미국·사진)이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를 제패했다. 2위를 11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 우승이다.
존슨은 2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몰아쳐 8언더파 63타를 쳤다. 1라운드에서 4언더파로 예열을 마친 그는 2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몰아치며 폭발하기 시작하더니,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도 각각 7언더파, 8언더파를 추가해 경쟁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4라운드 최종 합계는 30언더파 254타. 존슨은 2위 해리스 잉글리시(미국·19언더파)를 무려 11타 차로 밀어내고 대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존슨은 2011년, 2017년에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시즌 2승, 통산 22승째다.
우승 성적인 30언더파 254타는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2003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세운 PGA 투어 역대 최다 언더파(31언더파) 우승에 1타 모자란 성적이다.
171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챙긴 존슨은 2019년 5월 브룩스 켑카(미국)에게 내줬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1년3개월 만에 되찾았다. 또 페덱스컵 랭킹 1위로 2차전에 진출해 1500만달러의 보너스 우승 상금이 걸린 플레이오프 3차전 최종 우승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플레이오프는 125명이 치르는 1차전(노던 트러스트), 70명이 출전하는 2차전(BMW챔피언십), 30명이 겨루는 3차전(투어챔피언십)으로 진행된다. 1차전과 2차전에는 각각 950만달러의 상금이 있지만 30명만이 진출하는 최종 3차전에는 별도 상금 없이 45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만 걸려 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이들도 최종 플레이오프 성적 상금과 함께 1500만달러의 페덱스 보너스를 성적순으로 나눠 갖는다.
존슨은 마치 혼자서 다른 코스에서 경기하는 듯했다. 나흘간 이글을 5개나 잡아냈고, 보기는 딱 3개만 내줬다. 특히 멀리 치고도 정확하게 쳤다. 드라이브 샷을 최장 348야드 날렸지만 정확도(67.86%)도 공동 29위로 나쁘지 않았다. 그린 적중률은 더 좋았다. 4라운드에서 100%를 달성하는 등 나흘간 90.28%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샷을 홀에 붙인 거리인 ‘프록시미티(proximity)’ 순위에서도 1위(28피트·약 8.5m)를 꿰찼다.
3라운드까지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 날 ‘황제의 위엄’을 드러냈다.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공동58위. 우즈는 이날 첫 홀부터 네 번째 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샷감과 퍼트감이 전성기 때를 방불케 했다. 드라이버 티샷 14개 중 10개를 페어웨이에 안착(정확도 71.43%)시켰고, 그린 공략도 18개 중 16개를 성공시켜 88.89%라는 높은 적중률을 과시했다.
1언더파 70타를 친 이경훈(29)이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29위(10언더파)에 올랐다. 김시우(25)는 2타를 잃어 공동 39위(9언더파)로 순위가 떨어졌다. 2차전 BMW챔피언십에는 이번 대회에선 커트 탈락했지만 시즌 내내 포인트를 꾸준히 쌓은 임성재(22)와 안병훈(29) 두 명만이 진출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