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 영화관, 서점, 풋살장, 볼링장….
지난 15일 재단장을 마친 부산 거제동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다양한 문화시설을 품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많다. 지역 문화자산과 연계한 아카데미, 토착공예체험관도 들였다. 백화점 문화센터를 벤치마킹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2018년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지역 밀착형 복합쇼핑몰 코너스로 바꾸기로 했다. 코너스는 ‘골목(코너)을 돌면 만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일상’이라는 의미다. 홈플러스는 아시아드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점포를 코너스로 바꿀 계획이다. 계산대 밖도 즐겁다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계산대 밖 공간이 넓은 편이다. 이곳엔 약국, 세탁소, 식당, 의류매장 등 임대 매장이 입점해 있다. 동네 골목의 근린시설을 마트 안에 들였다. 이런 입점 매장이 전국 홈플러스에 7000여 개 있다. 업계 최대 규모다.
홈플러스는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임대 매장을 늘렸다. 임 사장은 “편리함만 주는 대형마트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드점의 입점 매장 공간은 마트 공간보다 더 넓다. 이곳엔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 등 대형 브랜드 의류 매장이 입점했다. 매장 안에 들어가지 않고 지하 2층 쇼핑몰을 둘러보는 데만 10분 가까이 걸린다. 가족 나들이에 최적화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즐거운 놀이터다. 복합문화서점 아크앤북에선 누구나 부담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도서관처럼 꾸몄다. 책뿐만 아니라 리빙 소품 등을 배치해 쉼터, 문화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키즈카페 챔피언더블랙벨트에서는 아이들이 놀면서 운동할 수 있다.
푸드코트와 전문식당가에는 지역 밀착형 가게를 대거 들였다. 이가네떡볶이(부산 깡통시장 떡볶이), 웨이쿡(부산 해운대 중식당), 송정집(부산지역 맛집) 등이 입점했다.
파리바게뜨는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카페 콘셉트로 매장을 꾸몄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파리바게뜨 가운데선 처음이다. 시나몬롤이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 시나본도 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관계자는 “가족 단위 소비자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머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영화관 풋살장에 2030 몰려
아시아드점은 사직야구장과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다.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도 입점해 있어 20~30대 유동인구가 많다. 지난해부터 핵심 상권 내 신규 분양 아파트(약 8000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잠재 고객도 늘고 있다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코너스 개편에서는 20~30대를 겨냥해 문화·스포츠 시설 확충에 신경을 썼다. 실내와 옥상에는 각각 풋살장을 마련했다. 피트니스센터와 볼링장(코오롱 스포렉스)도 있다. 쇼핑몰엔 대형 편집숍과 스트리트 브랜드를 유치했다. 스타일바이 미인, 쉬즈미스, 지오지아, 조군샵 등을 들였다. MZ세대(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Z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품기획자(MD)를 영입한 결과다.
홈플러스는 도심에 있는 대형 쇼핑몰이 외곽에 있는 아울렛 등 대형 복합쇼핑몰과 경쟁해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말 교통 체증이 심한 부산 외곽지역 아울렛 등과 달리 대단위 아파트 등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고영선 홈플러스 몰사업부문장은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대형마트는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며 “대규모 복합쇼핑몰 못지않은 경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코너스 매장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