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냐 반등이냐…성장株 중심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입력 2020-08-23 15:41
수정 2020-08-23 15:43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국내 증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가 강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다는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폭락장 이후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른 종목들이 더욱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과열된 증시가 성장주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이후 6.70% 급락했다. 특히 20일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 중앙은행(Fed)발 경기 우려가 겹쳐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루 새 3.66% 떨어졌다. 지난 6월 15일(-4.76%)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코스피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삼성전자는 1주일 새 5.64%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1.08%나 주저앉았다. 최근 D램 가격 하락에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겹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약 4년 만에 시가총액 2위를 내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성장주들은 견고하게 버텨냈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3.17%, 1.1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인터넷 관련주인 네이버 역시 소폭(-0.49%) 하락했고, 카카오는 되레 주가가 1.11% 오르며 존재감을 보였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2400을 돌파할 당시 힘을 보탰던 과거 전통산업 관련주들은 맥없이 주가가 떨어졌다. 현대차가 8.82%, 삼성물산은 9.49% 주가가 빠지면서 코스피지수 낙폭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폭락장 이후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성장주들이 조정장에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그동안 모든 종목이 올랐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조정받는 등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인터넷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여전히 성장주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간인데, 이들이 조정받아 값은 싸졌다”며 “종목별 낙폭이 다른 점을 고려해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를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