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의 주원인인 폐지수입은 그대로…수출규제로 폐지회수 노인 피해 심화돼
지난 7월 폐지수출이 전달보다 4만여t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수출업체들은 환경부가 과도한 수출규제로 수출이 급감한데다 이 여파로 폐지 회수 노인들의 수입이 크게 줄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22일 관세청 및 폐지수출업체에 따르면 지난 6월 5만7066t였던 폐지수출이 7월에는 1만8282t으로 떨어졌다.
폐지수출업체들은 사전 예고도 없이 발표한 환경부의 수출규제로 대부분의 폐지 수출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중단하거나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환경부가 폐지수입과 관련한 근거법안과 국무위원들이 의결한 내용이 폐지 수입 규제는 유보하고, 폐지수출만을 규제했다고 밝혔다.
폐지수출업체들은 폐지수출이 2007년 활성화된 이후 폐지가 국내에서 년간 약 120만t이 추가로 회수돼 매년 4000여억원의 매립과 소각 등 폐기물 처리 공공비용을 절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폐지는 수출로 외화 2000여억원의 부가소득을 올리는 등 최소 연 6000여억원의 국부창출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 제지사로 일원화 된 독과점 시장을 해외시장 개척으로 다변화해 수출을 통해 유통가격을 상승시켜 극빈 폐지회수노인들에게 연 약 1조원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제지 산업구조와 폐지 회수 환경이 유사한 일본은 해외로부터 폐지수입을 하지 않고도 내수공급을 충당하고 남는 폐지를 연간 400만t 이상 수출하고 있고, 오히려 폐지수출에 환경보호 기여 측면을 인정하며 혜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파격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며 환경보호와 수출 확대를 위해 폐지수출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폐지업체들은 폐지수출이 환경보호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폐지 1t을 재활용하면 20년생 나무17그루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폐지 120만t의 추가회수 및 재활용은 매년 2000여만 그루의 삼림 벌채를 하지 않고 종이 원료를 대체할 수 있다. 한 폐지업계 관계자는 “폐지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상이변의 주원인인 지구환경 오염방지에도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정책개선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폐지수출업체 관계자는 수입을 그대로 두고 수출을 규제하는 것은 수출감소시키는 반면 제지업체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폐기물 회수 중단 사태 및 폐기물 대란’의 원인은 지난 1년간 국내 폐지 회수단가가 최근 10년동안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일부 제지사들이 한국시장으로부터 원료 공급이 충분한데도 국내 폐지가격 인하를 목적으로 해외 박스지를 평년 대비 2배이상을 수입하며 폐지 유통가격을 떨어뜨려 역대 최대이윤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폐지수출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 재활용지 수출입협회의 엄백용 이사장은 “폐지 수출업체들이 이행하기 어려운 각종 자격과 신고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는 ‘폐지 수출규제 부당성’에 대해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환경부는 ‘앞으로 수출상사는 수출할 수가 없을 것이며, 규정 위반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폐지가 수입신고 없이 들여와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폐지수입업자들에게는 조치를 유예해주고 있는 반면 폐지수출업체들만 규제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폐지 수출신고제 실시 배경은 ‘무분별한 폐기물 해외 수출로 인한 국격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자격을 규정하고 표준을 설정한 것이지 폐지 수출을 규제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7월3일부터 폐지를 수출하거나 수입할 경우, 폐기물 처리 및 운반계획서, 유해물질 분석결과서 등을 첨부해 지방환경청장에게 신고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