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차는 손맛이지"…직접 체험, 코로나에도 자신감

입력 2020-08-27 08:49
수정 2020-08-27 08:52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최근 자동차 업계에 비대면 열풍이 불고 있다. 신차 발표회와 모터쇼가 온라인에서 열리는가 하면 차량 견적을 인터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뽑아볼 수 있다. 홈쇼핑과 커머스 포털에서도 자동차를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담과 정비 등 사후관리까지 비대면으로 제공하겠다는 업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증가하는 비대면 서비스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안겨줄까. 현장의 평가는 어떨까. 한경닷컴 인턴기자 장덕진, 김기운, 김수현 3인방과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7명.

지난 20일 서울의 한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 하루 동안 방문한 고객의 수다. 여러 직원들이 새로 출시된 차량들을 번쩍번쩍하게 닦고 대리점 내 청결을 유지했지만, 이날 하루 방문객이 7명에 불과한 탓에 허전함만 느껴졌다. 대리점 직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내방 고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자동차 대리점들도 방문객 감소를 겪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별로 대응에도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전문 업체를 통해 매주 전국 영업점을 소독·방역한다. 쌍용차는 내방 고객 차량까지 소독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BMW, 푸조 등은 직원들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시승차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간 자동차 구매는 대리점을 방문해 딜러의 설명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차종과 옵션을 선택한 뒤 견적서를 받아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점차 온라인에서도 견적 산출이 가능해졌고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면서 내방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리점을 찾아갈 경우 방문객 명단에 이름과 연락처, 시간 등을 기입해야 하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귀찮은 일이다.

이러한 추세에 자동차 견적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구매앱 '모두가 딜러'는 올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상담고객이 3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시간으로 신차 견적서를 뽑아주는 자동차 구매앱 '직카'에서는 20일 오전에만 500여건의 견적 조회가 이뤄졌다. 딜러들을 소비자에게 비대면으로 연결해주는 앱도 등장했다. 마음만 먹으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안방에 누워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만 업계는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언택트' 방식으로 변화하더라도 당장의 자동차 오프라인 매장의 감소와 전시장 축소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에 방문해 차를 직접 보고 시승한 뒤 구매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코로나19로 내방객이 확실히 줄었다"면서도 "온라인으로 견적서를 산출하거나 차량 정보를 알아보는 고객이 늘었지만, 그분들도 결국 매장에 방문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비자들도 온라인으로 차량 정보를 알아보긴 하지만, 최종 결정은 직접 눈으로 본 뒤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지난달 대리점을 방문해 차량을 계약한 이 모씨(32)는 "차량은 집 다음으로 귀중한 재산"이라며 "실물을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하기엔 부담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매장 방문객이 줄어드니 더 편하게 차를 둘러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소비자들을 고려해 업계도 소비자들이 차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는 용인시에 자사의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단독으로 전시하는 전시관 '제네시스 수지'를 열었다. 지상 4층 규모에 40대의 제네시스 전시차량을 보유한 제네시스 수지는 전문 큐레이터가 소비자와 동행하며 차량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시승 기회도 제공한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가 시간적으로 편리할 수 있지만, 자동차를 모니터로 보는 것과 직접 차량에 앉고 주행하며 느끼는 손맛은 천지 차이"라며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김기운 한경닷컴 인턴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