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긴 장마…중부지역 850㎜ 쏟아졌다

입력 2020-08-21 11:48
수정 2020-08-21 12:09

올 여름 중부지역과 제주의 장마기간은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길었다. 장마기간 내 강수일수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21일 ‘2020년 장마 통계 참고자료’를 통해 올 여름 장마기간은 중부지역이 54일, 제주는 49일이었다고 밝혔다. 두 지역 모두 1973년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남부지역은 38일로 평년(32일)보다 긴 수준이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86.9㎜에 달했다.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2006년(699.1㎜)에 이은 2위다. 특히 중부지역의 강수량은 851.7㎜로 역대 중부지역에 내린 장맛비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평년(366.4㎜)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남부지역은 566.5㎜로 역대 4위(1위 2006년 646.1㎜), 제주는 562.4㎜로 10위(1위 1985년 1119.0㎜)를 기록했다.

장마철 전국 강수일수도 28.3일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중부지역과 제주 강수일수는 각각 34.7일, 29.5일로 역대 1위를 차지했다. 남부는 23.7일로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부산(7월23일)이다. 이날 부산엔 시간당 최고 81.6㎜의 비가 내려 침수 사고가 잇따랐다. 시간당 80㎜ 이상 비가 내리는 것은 ‘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이어 철원(8월2일·75.0㎜) 북춘천(8월3일·72.5㎜) 금산(7월30일·70.3㎜) 등도 시간당 강수량이 많았다.

장마철 누적 강수량은 강원도 철원이 가장 많았다. 철원엔 1085.4㎜의 장맛비가 쏟아졌다. 수원(1057.9㎜)이 2위를 기록했고 동두천(1056.8㎜) 이천(1012.8㎜) 북춘천(1006.9㎜) 등이 뒤따랐다. 부산은 956.7㎜로 9위를, 서울은 951.6㎜로 10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긴 장마의 원인은 진작 북상해 소멸했어야 할 장마전선이 중국 동북부에 눌러앉은 찬 공기에 막혀 한반도 중부지역에 정체된 데 있다"고 했다. 이달 초 태풍 ‘하구핏’까지 영향을 미쳤다. 하구핏이 우리나라를 직접 지나간 것은 아니지만, 태풍에 동반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추가 유입되면서 장마전선이 발달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