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라면 시장이 1조13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온라인 라면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컵라면 판매 비중은 줄고 직접 끓여먹는 봉지라면 매출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라면 시장은 전년 대비 약 7.2% 성장한 1조1300억원이었다. 반기 실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장수 브랜드들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브랜드 파워를 증명했다. 상반기 라면 시장의 3대 트렌드를 정리했다.
위기에 강한 식품, 라면 지난 4~5년간 국내 라면 시장은 2조원대 안팎에 정체돼 있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위기에 강한 식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 라면을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라면은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를 하면서 온라인 라면 판매도 증가했다.
농심이 자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매출 중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셜커머스부터 오픈마켓까지 국내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었다.
신라면, 짜파게티 등 두 자릿수 성장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식품시장에서는 1등 브랜드가 위력을 발휘했다. 라면을 비롯해 즉석밥, 참치, HMR 등 각 분야 대표 브랜드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경기불황이나 재해 등 위기상황에서 신제품보다 이미 검증된 인기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려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됐다.
라면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에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4% 성장했고, 짜파게티는 23.2%, 안성탕면은 34.9%, 얼큰한 너구리는 28.4% 증가했다. 농심의 4대 대표 제품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국내 5개 라면공장을 풀가동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면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컵라면 대신 끓여먹는 봉지라면 인기편의점을 중심으로 3~4년 사이 점유율을 높여오던 컵라면 매출은 줄고, 직접 끓여먹는 봉지라면 매출은 늘었다. 라면시장에서 컵라면 수요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2016 년 33.2%에서 지난해엔 37.5%까지 비중이 늘었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 이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재택근무와 개혁연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줄어 상반기 컵라면 매출 비중이 34.3%로 떨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늘어나면서 '집쿡(집에서 요리)'이 일상화 됐고,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