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중형 세단인 모델3를 대폭 할인해 판매했다가 테슬라 측과 갈등을 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핀둬둬는 지난달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테슬라3 공동 구매 행사를 열었다. 차량 판매 가격은 정가인 29만1800위안(약4968만원)보다 크게 낮았다고 FT는 전했다.
핀둬둬는 중국 내 2선, 3선 도시를 중심으로 SNS 기반의 공동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이다.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후한 보조금을 주는 전자상거래업체로 유명하다. 올해 1~3월에는 회사가 거둬들인 매출보다 고객에게 지급된 보조금이 더 클 정도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는 핀둬둬를 통해 모델3를 구매한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 규정상 리셀(재판매)가 금지돼 있다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테슬라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업체처럼 딜러를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구조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핀둬둬는 이번 행사에서 모델3 5대를 약 14%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보조금은 핀둬둬 측이 부담하기로 돼 있었다. 숀 양 블루 로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상무는 "지난해 핀둬둬가 판매한 제품의 평균 가격은 51위안(약 8711원)에 불과했다"며 "회사가 직접 보조금을 부담하면서 모델3 할인 행사를 연 것은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선 차량을 인도하지 않기로 한 테슬라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테슬라에 가장 큰 시장이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4만5721대를 판매했다. 세계 납품량의 약 4분의 1 규모다. 추바오창 중국공식소비자협회 관계자는 "핀둬둬가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테슬라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측은 "핀둬둬를 통해 모델3를 주문한 고객들이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다시 주문한다면 일정 부분 보상을 해 주겠다"고 공지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