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더 뽑은 '비대면'…고용 쇼크 줄였다

입력 2020-08-19 17:39
수정 2020-08-20 09:52
코로나19를 계기로 상장회사의 고용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유통, 소비재, 여행 기업은 인력을 대거 감축한 반면 반도체, 인터넷, 게임 등 비대면 수혜 기업은 직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상장사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0개사의 2분기 말 기준 직원 수는 79만5903명을 기록했다. 작년 말(80만9608명) 대비 1.7% 감소한 수준이다. 대기업들은 고용을 크게 줄이지 않았다. 반도체와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으로 대변되는 성장성 높은 기업의 신규 채용이 다른 업종의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전체 고용 인원은 1만3705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진행되는 양극화의 대표적 현상”이라며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은 깜짝 실적을 내고 있지만 여행, 서비스업, 일부 제조업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직원은 10만6652명으로 작년 말(10만5257명) 대비 1395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365명을 신규 채용했다. 네이버(253명) 엔씨소프트(270명) 삼성바이오로직스(130명) 등 인터넷·바이오 기업들도 직원을 늘렸다. 이들 기업도 올해 2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면서 쿠팡 등 온라인으로 많은 소비자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직원 수를 작년 말 8849명에서 올해 7215명으로 1634명 감축했다. 진행 중인 수퍼부문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도 1070명을 감축했다. 이마트와 BGF리테일 역시 각각 222명, 106명 줄였다. 이마트는 줄어든 인원만큼 온라인사업을 하는 쓱닷컴 직원을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만 4개월 이상 휴장한 카지노업체 강원랜드는 직원을 5147명에서 3836명으로 줄였다. 전체 직원의 25%(1311명)로 감소율이 가장 높다. 다만 감소 직원 대부분이 성수기 때 고용하는 기간제 근로자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1102명 감축했다. 이 밖에 LG이노텍 현대차 대림산업 LG디스플레이도 수백 명씩 인원을 줄였다.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직원을 대폭 늘린 곳도 있다. 포스코는 2017년 2분기 1만6867명이던 직원이 현재 1만7861명으로 약 1000명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 9791억원에서 올해 2분기 1677억원으로 83% 감소했다. 한국전력도 2017년 2분기 2만1610명에서 올해 2분기 2만2836명으로 1000명 이상 늘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