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노팜이 올 12월 생산을 목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을 17만원선으로 책정했다.
류진정 시노팜 회장은 18일(현지시간) 중국 언론 광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백신 가격을 아주 높게 책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회당 1000위안(약 17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모더나가 언급한 백신 가격인 회당 32~37달러(4만3000원)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시노팜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모더나와 화이자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모두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한 새로운 기술이다.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바이러스를 열이나 강한 화학물질을 이용해 죽인 뒤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에 속한다. 그만큼 안전성이 검증된 방식이다.
학계에서는 효능도 모더나와 화이자 등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시노팜과 함께 백신을 개발 중인 우한생물제품연구소 및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 공동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자마네트워크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2상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나타내는 평균항체역가수치(GMT)가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 후보물질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연구진은 “코로나19를 막는 중화항체는 두 번째 접종을 한 이후에 증가하기 시작했고, 세 번째 접종을 하자 더 늘어났다”며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이 오는 12월에 생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이달 14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최소 6개월의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지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올 6월 말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한 시노팜의 경우 아무리 빨라도 12월 말에나 임상 3상을 완료할 수 있어 생산까지 하기에는 빠듯한 일정이다. 모더나 역시 연내에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