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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철강 제품 유통 업체 용진스테코가 탄탄한 사업 기반에도 불구하고 신용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용진스테코는 1997년 설립돼 철강 제품을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용진스테코는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강관·특수강 대리점, 용진스테코의 종속회사 용진에스티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대리점 사업을 하고 있죠.
용진스테코는 매입 물량의 75% 가량을 세아그룹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그 후 가공한 뒤 판매하는 식입니다. 2014년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에 진입한 이후 시장이 재편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용진스테코는 종속회사 용진에스티를 통해 2017년 현대제철의 특수강 대리점 지위를 얻었답니다. 영업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죠.
용진스테코와 용진에스티는 각각 이렇게 세아그룹과 현대제철로부터 안정적으로 매입 물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유통과 가공 마진을 내고 있죠. 용진스테코의 손자회사인 한성특수장비의 경우 피스톤 등 유압브레이커 부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정 제품에 대해선 시장 점유율이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사업 기반이 우수한 편입니다.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신용평가는 용진스테코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BB-를 매기고 있습니다. 투자 부적격 등급이죠. 일단 이익창출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용진스테코의 별도 기준 매출 구성을 보면 단순 가공 후 판매하는 제품 매출이 전체의 약 60%, 상품 매출이 약 40%입니다. 특수강 유통 업체나 자동차 부품, 중공업 부품, 기계 제작 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용진스테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4년 1657억원에서 지난해 1952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종속회사 용진에스티와 손자회사 한성특수장비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죠.
그러나 단순 가공 유통 사업을 하고 있어 가격교섭력이 떨어집니다. 경쟁도 심해 이익창출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제품과 상품을 팔 때 일정 수준 마진을 붙이고 있지만 원재료 매입처에 대한 교섭력이 좋지 않고 유통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유통 마진이나 외형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겁니다. 용진스테코의 이익창출규모가 제한적인 이유입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성특수장비의 경우 수입산 제품과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현금창출능력에 비해 재무부담도 큰 편입니다. 용진스테코는 연간 50억원 안팎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금 회수와 재고 부담에 따른 운전자본부담이 있습니다. 영업창출현금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일부 갚아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지표를 개선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700억원에 달하고 있답니다.
이 때문에 용진스테코는 대금 회수 조건에 따라 가격을 인하해 조기 결제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일부 매출채권은 처분하고 있고요. 이렇게 운전자본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금창출능력에 비해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는 게 한국신용평가의 판단입니다. 유형자산의 대부분이 이미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있는 점도 용진스테코의 신용도에는 그리 좋지 않은 요인입니다. (끝)/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