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정신보건과 가정폭력 위기가 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18일(현지시간) 화상 회견에서 미주 지역의 정신보건 위기를 우려하며 대응을 촉구했다.
에티엔 국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미주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정신보건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 모든 국가에서 '초대형 악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 불면증, 섬망증(환각, 초조, 과잉행동을 동반한 정신질환), 우울증 등을 겪게 된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많은 이가 감염을 두려워하고 아플까봐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불확실한 미래, 우리를 압도하는 뉴스와 오정보, 몇 주 또는 몇 달이나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 탓 외로움과 고립감 때문에 우리 모두가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특히 방역 최전선에서 목숨 걸고 장시간 일하는 의료진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언급하며 "몇 달간 비상근무로 의료진이 탈진(번아웃)한 상태로 우울증과 불안증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에티엔 국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가정폭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충격과 자택대기 조처로 가정폭력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가정폭력 피해자가 집에 갇혀 외부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대유행 기간 가정폭력 실상이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보건과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서비스는 (사회의) 필수적인 사업"이라면서 "정신건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가정폭력 피해자가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노력하고 정신건강 지원사업을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의 핵심요소로 고려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