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19일 여권의 심장부이자 통합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광주를 찾아 '호남 구애' 행보를 펼친다.
통합당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광주행 인원은 최소화했지만 일정은 빼곡히 채웠다. 당 지도부 차원의 5·18 민주묘지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통합당은 일부 의원들이 5.18 유공자를 폄훼하거나 당 지도부 차원의 언급을 피해왔다. 지난해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5·18 단체와 시민들 반발로 묘지를 참배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마련한 당의 새 정강정책에 5.18 정신을 넣도록 강하게 주문했다. 호남 끌어안기를 통한 국민 통합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광주 방문에서도 선명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5·18 단체는 김종인 위원장의 광주 방문을 앞두고 지난 17일 유공자들이 일시적 보상금 대신 연금·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날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 법 개정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김종인 위원장이 통합당의 차기 대권 주자와 관련해 일각에서 거론되는 호남 출신 대권 주자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지도 눈길을 끈다.
이번 방문은 김종인 위원장의 취임 100일(9월3일)을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이처럼 공을 들이고 있는 구애 행보가 호남 지역에서의 통합당 지지율 견인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걸 보여준, 가장 획기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라면서 "지금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데 현재 야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화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는 5·18 민주광장을 거쳐 지역 소상공인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상황을 듣고 지역 경제를 되살릴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어 광주시청을 찾아 이용섭 광주시장을 면담하고 지역 언론과 인터뷰한 후 5·18 관련 단체와의 비공개 간담회를 끝으로 광주 일정을 마무리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