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빵 등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군이 망가져 지방간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기능성소재연구단 박호영 책임연구원팀은 장기간 밀전분을 과다 섭취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및 장누수증후군이 발생하며, 이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 때문이라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8주간 밀전분 함량이 높은 사료를 쥐에 섭취시킨 결과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줄면서 미생물 균총이 변했다. 체내 지방대사의 변화로 지방간도 생겼다.
고밀전분을 먹은 쥐의 장에선 비만 환자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피르미쿠테스(일명 뚱보균)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빵 등을 자주 오래 먹으면 '마른 비만'이 생길 수 있다는 기존 연구와 관련된 내용이다.
또 고밀전분 식이 쥐에선 대사질환과 관련 있는 장내미생물인 프로테오박테리아가 일반식이를 섭취한 쥐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장누수증후군 증상도 보였다. 과도하게 증가한 장내 유해균에서 생성된 독소가 장 점막 세포를 손상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린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고유임무형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