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서 군사 쿠데타 발생…대통령·총리 구금

입력 2020-08-19 07:41
수정 2020-08-19 07:43
아프리카 말리의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과 부부 시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수도 바마코에서 반란을 일으킨 군인들에 의해 구금됐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반란군은 공중에 총을 쏘면서 케이타 대통령 사저를 포위했다.

군인들은 이날 아침 바마코 외곽에서 15㎞ 떨어진 카티 군기지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수많은 고위 민간 공무원과 군사 관리들을 전격 체포했다. 카티 군기지는 지난 2012년 쿠데타가 발생했던 곳이다.

앞서 시세 총리는 성명을 통해 반란 군인들에게 진정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는 수용되지 않았다.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역내 관리들은 케이타 대통령과 시세 총리가 반란군에 의해 구금된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의 미하일 보그다노프 외교차관도 말리 대통령과 총리의 체포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말리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간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해온 시위 군중은 이날 군사 반란을 지지하고 나섰다. 군중들은 바마코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과거 식민종주국인 프랑스와 아프리카 역내기구들은 일제히 군사반란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역 15개국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군인들에게 즉각 카티 막사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ECOWAS는 지난 6월부터 격화된 말리 정국 혼란을 중재해 온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케이타 대통령과 서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이번 사태를 논의, ECOWAS의 중재 노력을 지지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번 군사반란에 대해 "가장 강도높은 용어로" 비난한다면서 군인들에게 막사로 복귀하라고 강조했다.

파키 AU 집행위원장도 말리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미국도 말리의 상황 전개에 우려했다. 피터 팜 미 국무부 사헬지역 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거리에서든 보안군에 의해서든 모든 비헌법적 정부 교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