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먼지에 붙은 바이러스, 비말보다 감염위험 높아"

입력 2020-08-18 18:57
수정 2020-08-18 19:20

최근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역점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며 공기전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공기전파는 비말이 아주 작은 크기의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를 떠다니다 다른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가 전염시키는 방식이다. 에어로졸의 크기가 워낙 작아 공기전파가 가능한 바이러스는 극소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데이비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뿐만 아니라 먼지에 붙어 감염을 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숨쉴 때 나오는 비말보다 오히려 먼지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 확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니피그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이용해 총 세 단계에 걸쳐 실험했다. 먼저 입자의 크기와 수를 감지하는 장비를 이용해 기니피그가 움직일 때마다 초당 1000개 이상의 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동물들이 숨을 쉴 때 내뱉는 비말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또한 인플루엔자에 면역이 있는 기니피그의 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올린 뒤 같은 우리에 있는 기니피그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공기 중의 털을 마신 기니피그들이 감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공기 중의 먼지가 비말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휴지와 같은 미세 섬유에 바이러스를 도포시킨 뒤 마구 구겼다. 그러자 초당 900개 이상의 미세 섬유 조각이 주변으로 흩어지며 바이러스가 이동했다. 연구진은 실험실 조건에서 바이러스가 묻은 휴지 조각이 동물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윌리엄 리스텐파트 UC데이비스 교수는 “말하면서 내뱉는 비말보다 공기에 떠다니는 먼지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포함해 모든 바이러스의 유력한 감염 경로"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