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의 채권 거래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채권 투자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이달 14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장내 원화표시 채권 거래금액은 9조376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8957억원)에 비해 36.0% 늘었다. 연말까지 더하면 연간 사상 최대금액(2015년 12조3568억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지만 시중에 풀려 있는 유동성이 워낙 많아 채권에까지 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한 프라이빗뱅킹(PF)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위험자산 뿐만 아니라 채권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화표시 채권 거래도 활발하다. NH투자증권을 통한 개인 투자자의 외화 채권 거래금액은 올해 연초부터 이달 14일까지 1조335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385억원)에 비해 7.8% 늘었다. 외화 채권은 해외 기업이 발행한 채권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달러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도 포함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손실 위험(리스크)을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 채권 투자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차이)가 확대됐을 때 우량 회사채를 매수한 뒤, 사태가 어느정도 해결돼 채권 가격이 뛰었을 때 매도해 차익을 올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