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이 많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채권 투자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개인의 장내 원화표시 채권 거래금액은 9조376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8957억원)에 비해 36.0% 늘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연간 거래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5년(12조3568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로 보면 지난 1월 9535억원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을 전후해 거래 규모(1조3591억원)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이후 매월 1조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7월에는 1조7207억원으로, 월간 기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3월에 거래금액이 늘어난 건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가격이 급락했을 때 우량 회사채를 저가 매수하려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후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돼 채권 가격이 뛰었을 때 매도해 차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외화표시 채권 거래도 활발했다. NH투자증권을 통한 개인의 외화 채권 거래금액은 올해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1조335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385억원)에 비해 7.8% 늘었다. 외화 채권은 해외 기업이 발행한 채권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달러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도 포함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