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자 변액보험 '후끈'…미래에셋생명, 절반 '싹쓸이'

입력 2020-08-17 17:02
수정 2020-08-18 01:28
증시 활황에 힘입어 변액보험시장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오랫동안 변액보험에 특화해온 중위권 보험사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돌려받는 돈이 달라지는 상품을 말한다. 요즘처럼 금리는 낮고 주가는 오를 때 인기가 높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올 1~5월 거둬들인 변액보험 초회보험료(신규 가입자가 낸 첫 보험료)는 86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36억원)보다 26% 늘었다. 생명보험협회는 “지금 추세라면 올해 전체 초회보험료는 2013년 이후 7년 만에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액보험은 3대 대형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에 비해 이 상품에 집중하는 몇몇 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시장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1~5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의 45.5%(3924억원)를 끌어모아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지난해(32.7%)보다 더 높아졌다. 외국계 보험사도 강세를 이어갔다. 푸르덴셜생명이 13.2%(1141억원)로 2위, 메트라이프생명이 7.9%(678억원)로 3위였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변액보험에 담을 수 있는 펀드의 종류가 다양하고, 해외 투자도 수월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자산의 68%를 해외에 투자해 업계 평균(10%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업계 최초로 변액보험 펀드에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푸르덴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도 외국계의 강점을 살려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 ‘불완전 판매가 많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변액보험은 상품 특성을 이해하고 드는 게 중요하다. 가입 7~10년 안에 해지하면 환급금이 납부한 보험료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실적배당형 상품인 만큼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주가, 금리 등의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펀드를 변경하는 등 수익률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면 보험사가 제공하는 오토 리밸런싱(펀드 자동 재배분), 전문가 일임형 서비스, 인공지능(AI) 펀드 관리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