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밀의 숲2',자욱한 안갯속 보일 듯 말 듯한 진실

입력 2020-08-17 16:56
수정 2020-08-18 16:27
개별 사건에서 시작해 인물의 다면적인 모습, 거대한 사회 시스템과 그 안의 갈등까지 담아냈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 2’(사진)는 단 2회 방송만으로 시즌1에 이어 이런 서사 구조를 드러냈다.

첫 회는 자욱한 안개 속을 지나가는 황시목 검사(조승우 분)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진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헤쳐나가는 인물을 상징한다. 황 검사와 한여진 경위(배두나 분)는 통영 익사 사건으로 2년 만에 재회한다. 젊은 청년들의 죽음은 재벌 2세의 철없는 행동과 얽혀 ‘사고’에서 ‘사건’으로 확대된다. 이 과정에서 이뤄진 황시목과 한여진의 재회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특히 한여진이 재벌 2세의 SNS에 올라온 사진을 우연히 보는 장면이 그렇다. 황시목과 한여진의 연결과 공조를 위한 설정이 느슨하게 그려져 아쉽지만 2회에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시즌1 첫 회의 살인 사건에 비해 시즌2의 첫 사건은 그 무게가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싸고 각 인물의 치열한 심리전과 사회 집단 간 갈등 등이 복잡하게 얽힌다. 통영 사건으로 ‘전관예우’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먼저 건드리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커다란 주제로 빠르게 넘어간다.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은 이를 떠받치는 중심축으로 등장한다. 대검찰청 형사법제단장 우태하(최무성 분), 경찰 수사구조혁신단 단장 최빛(전혜진 분)이다. 최빛은 통영 사건을 검찰을 공격하는 여론전의 도구로 활용하고, 우태하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경찰의 약점이 될 만한 사건에 관심을 보인다. 앞으로 다양한 사건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과 공조를 정교하게 얽어낼 것임을 암시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