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코로나 대확산…문재인 대통령 "최대 고비"

입력 2020-08-16 17:31
수정 2020-08-17 01:31

지난 15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79명이나 쏟아져 나왔다. 3월 8일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차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동하는 등 전국적인 확산 차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확진자가 249명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의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국가 방역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대규모 집단 감염원이 되고 있는 일부 교회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를 엄단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고 법치를 확고히 세워나가는 정부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79명 중 국내 지역감염은 267명이라고 밝혔다. 14일(155명)보다 72% 늘었다. 대규모 집단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각각 249명과 126명이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의 신천지 대구교회발(發) 대유행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신천지 이후 맞이한 우리 방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대 고비”라며 국민의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2차 대유행이 이미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양상은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라며 “확산을 최대한 통제하지 않는다면 전국 전파로 심각한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엔 대구 신천지교회 한 곳만 문제였지만 이번엔 여러 교회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터져나오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넘어 3단계 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6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부산은 17일부터 2단계로 올린다.

김우섭/김형호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