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몰린 광화문 집회…거센 '후폭풍' 예고

입력 2020-08-16 17:29
수정 2020-08-17 00:58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2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0여 명도 종각에서 기자회견 형식의 집회를 했다. 서울시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편법으로 집회를 강행했다.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 참가자들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구속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만여 명 모여 정부·여당 규탄보수단체 일파만파와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앞서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집회 전날 법원이 주최 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집회가 가능해졌다. 일파만파 측은 집회에 100명이 참가한다고 신고했으나 광화문 일대 개최를 신고했던 보수단체 집회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2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가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잇따른 성추문 등을 규탄했다. 이들은 ‘나라가 니꺼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는 집회 장소를 이탈하는 사람들을 제지하기 위해 세워둔 경찰버스를 훼손하고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집회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참가자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지침을 어기는 사례도 다수 나왔다. 일부 참가자는 마스크를 아예 벗고 바닥에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이날 오후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2000여 명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남북 합의 이행,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노동자 해고 중단 등을 요구하며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당초 안국역 인근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서울시가 집회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집회’에서 ‘기자회견’으로 형식을 변경하고 장소도 보신각 앞으로 바꿔 행사를 진행했다. 경찰, 광복절 집회 관련 30명 체포16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집회에서 공무집행 방해와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으로 체포한 30명에 대해서 전담수사팀을 꾸려 채증 자료를 분석하는 등 혐의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죄질이 나쁜 이들에 대해서는 체포시한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 4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여부도 살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가 예정했던 집회 자체는 열리지 않았는데, 그 부분만큼은 시의 금지명령을 준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교회의 일부 신도가 다른 집회에 참여한 점이 불법인지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서울시는 이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물어 고발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 목사가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김남영/박종관/남정민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