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發 침체 빠진 메가박스중앙, 불투명해진 IPO

입력 2020-08-14 09:33
≪이 기사는 08월13일(07: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3위 영화관 전문 업체 메가박스중앙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올 들어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효과'까지 사라지면서 올해 실적 회복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별도 기준)은 -67.9%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12.3%였다. 메가박스중앙은 올 상반기 3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727%로 지난해 말(413.9%)에 비해 껑충 뛰었다.

메가박스중앙은 다른 업종에 속한 업체들에 비해 더 크게 코로나19 충격을 받고 있다. 올 2월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 방문이 기피되고 있어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올 상반기 국내 영화관람 관객수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가량 하락했다. 올 5월 이후 신규 상영작 개봉 등을 통해 관객수가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 위축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이상 급감했다. 메가박스중앙은 고정비 절감을 위해 지난 4월 한달 간 직영점과 회원사 20곳 이상의 영업을 중단했다. 임차료 할인을 요청하고 급여 절감과 투자비 집행 중단도 단행했다. 하지만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의 감소 폭이 그리 않아 부진한 수익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인건비, 임차료, 용역수수료, 감가상각비 등 영화관 운영에 소요되는 고정비 비중이 커 이를 웃도는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각종 설비투자로 이미 재무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2015년 대주주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신규 출점과 프리미엄관 시설을 추진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2014년 말 475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2018년 말 88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일부 계획된 설비투자를 집행한 데다 실적 악화와 운전자본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올 6월 말 기준으로는 5689억원으로 확대됐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영업 외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없으면 재무부담을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영화 관람 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등 대체 서비스가 빠르게 늘면서 영화 배급과 관람 방식에도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 관람객 수 1000만명 이상 영화가 다섯 차례나 등장하긴 했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관객수 증가율은 주춤해지고 있다. 영화관 전문 업체들이 관람료 인상, 매점 매출 확대, 프리미엄 상영관 확대,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메가박스중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내렸다. 'A급' 기업 지위를 박탈한 셈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아 놓긴 했지만 A-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부진한 영업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판단에서다.

1999년 설립된 메가박스중앙은 2011년 씨너스와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일보그룹에 편입됐다. 올 6월 말 기준 전국 105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가 지분 74%를 갖고 있다.

김수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메가박스중앙이 속한 중앙일보 계열은 중앙일보, 제이콘텐트리, JTBC 등으로 구성됐다"며 "신문 업황 저하와 광고 시장 둔화로 중앙일보와 JTBC의 영업실적이 가변적인 상황이라 현재 신용등급의 유사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은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은 CJ CGV와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에 이어 국내 3위의 시장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관객수 기준으로는 약 20%, 스크린 수 기준으로는 약 23%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 속도와 규모 조절 여부, 계획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충 여부가 앞으로 신용도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충격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어 IPO 추진에도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