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의혹' 윤미향, 첫 소환…11시간 밤샘 조사

입력 2020-08-14 07:37
수정 2020-08-14 08:29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부실회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사진)이 13일 검찰에 출석해 11시간 가량의 밤샘 조사를 받았다. 윤 의원의 출석은 검찰이 정의연 의혹 관련 수사에 나선 지 3개월 만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의원은 13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서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출석했다. 11시간 가량의 조사를 받고 14일 오전 4시 5분께 조서열람까지 마쳤다.

윤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 재직 당시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집하고 기부금을 부실회계 처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의연과 그 전신인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2018년과 2019년에 윤 의원 개인 명의의 계좌로 후원금 모금을 한 적이 있는 점, 경기 안성시 소재 쉼터 건물을 2013년 7억5000만원에 매입한 뒤 4억2000만원에 매각한 점 등과 관련해 의혹을 받아 왔다.

검찰은 윤 의원을 상대로 후원금의 사적 유용 여부나 건물 매입 및 매각 과정의 위법 여부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관해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5월 11일 여러 시민단체가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매입 및 매각 의혹과 관련해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고발하자 같은달 14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지난 3개월간 정의연 사무실과 마포·안성 쉼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정의연과 정대협의 회계 담당자들도 여러 차례 조사했다.

그 외에도 검찰은 정대협과 정의연이 돌보거나 장례를 치른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의 유가족, 이들 단체의 결산 과정에 참여한 외부 감사, 안성 쉼터 시공사 대표 등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받는 윤 의원이 이날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윤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불구속기소 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의원이 18일 임시국회 개회와 함께 불체포 특권을 다시 갖게 되면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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