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8월 15일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인도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의 갈등을 비롯해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인도가 이 같은 혼란을 극복하고 냉전 시기 비동맹 제3세계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인도의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사진)의 노력이 있다.
네루는 1889년 11월 14일 인도 브라만 계급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6세이던 1905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변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1912년 귀국할 때까지 그저 부유층 자제에 지나지 않았던 그는 1916년 독립을 위한 적극적 행동을 강조한 마하트마 간디와 만난 이후 독립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무장투쟁은 아니었지만 파업과 시위 등을 주도하다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9년 동안 투옥됐다. 감옥에서 그가 딸에게 역사를 보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해 쓴 편지 196편은 《세계사 편력》으로 엮여 출판됐다.
1946년 9월 과도정부 총리로 선출된 네루는 이듬해 8월 15일 독립과 건국을 선포하고 독립 인도의 초대 총리로 부임했다. 그는 특정 종교를 비호하지 않았지만, 이슬람교도를 포용하지도 탄압하지도 못해 파키스탄의 분리를 지켜만 봤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7년간 총리로 재임한 네루는 1964년 서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