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 가장 긴 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경제적 피해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현안과 과제' 보고서에서 여름철 집중호우의 경제적 피해를 이렇게 분석했다. 연구원은 집중호우에 따른 경제 영향을 인프라 파괴, 생산 위축, 물가 불안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파악했다. 우선 집중 호우와 태풍은 주거, 생산, 물류 시설의 파괴와 함께 그 복구 비용을 유발한다.
연구원이 행정안전부 자료를 토대로 파악한 최근 10년간 태풍과 호우에 따른 누적 피해액은 2019년 가치 환산 기준으로 약 3조1387억원(연평균 약 3139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민총생산(GDP)의 약 0.02% 수준이다. 연구원은 특히 "올해 장마처럼 호우와 태풍이 동반된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피해액이 7303억원, 1조134억원에 달한 만큼 올여름 피해액도 그에 준해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10∼2019년 누적 피해 복구액은 약 7조8538억원(연평균 7854억원)으로, GDP의 약 0.05%를 차지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는 또 3분기 생산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2000∼2019년 2분기와 3분기의 전기 대비 산업별 생산 증가율 격차(3분기-2분기)는 전산업에서 -5.9%포인트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8.2%포인트), 건설업(-25.4%포인트), 도소매업(-5.6%포인트), 운수 및 창고업(-4.4%포인트) 등에서 생산 활동이 위축됐다.
여름철 강수가 집중되면 농수산물 같은 신선 식품류의 물가에 상승 압력을 준다. 연구원이 2000∼2019년 매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신선식품 물가지수의 6월 대비 9월의 누적 상승률의 연평균 값을 계산한 결과, 신선식품물가 상승률은 13.0%로, 신선식품제외물가 상승률(0.4%)과 소비자물가 상승률(1.0%)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여름철 재해 위험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의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여름 강수량에 민감한 농수산물은 수확량 변동 감시 기능 강화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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