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이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소속 인사가 또다시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윤리심판원은 가해자인 부산시의회 시의원을 당에서 제명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진상조사, 당사자 소명 등을 거쳐 심의를 벌인 결과 가장 높은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부산 사하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9시께 부산 사하구 한 식당에서 민주당 소속 A 시의원이 종업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 소속 부산 시의원의 충격 발언…"난 복분자 먹으면"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소정 변호사는 지난 12일 부산시의회에서 통합당 부산시당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A 시의원이 지난 5일과 11일 두 차례 이 식당을 방문해 피해자의 팔뚝을 쓰다듬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고 반말로 이름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김소정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A 시의원은 "난 복분자 먹으면…", "(피해자는) 손톱도 빨갛고 입술도 빨간데, 얼굴도 빨가면 더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
또 "(5일에는) 식당에 피해자의 자녀가 옆에 앉아 있었는데도 신체접촉을 했다"면서 "피해자가 A 시의원의 성추행에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지만 7월 말 개업한 식당의 영업에 지장을 줄까 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참았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A 시의원이 11일에도 같은 행동을 하자 '이대로 그냥 넘어가면 더 심해지겠다. 참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신고를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A 시의원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해당 식당에서 일행 3명과 술을 마신 것은 맞다"면서도 강제추행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극구 부인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에도 '억울하다'며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 부인하자 통합당 반격…CCTV 영상 공개A 시의원의 혐의 사실을 부인하자 피해자 측은 이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8시40분께 식사를 마친 A 시의원은 피해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피해자가 머뭇거리다 악수를 받자 A 시의원은 피해자의 어깨 바로 아랫부분을 살짝 쓸어내리다가 팔뚝 부위를 움켜잡는다.
김소정 변호사는 "피해자 자신의 딸이 보는 앞에서 A 시의원이 자신의 팔을 움켜쥘 때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다"며 "이는 명백한 강제추행"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식사비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A 시의원이 피해자의 어깨를 10초가량 감싸 안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김소정 변호사는 "'격려 차원에서 어깨를 토닥였다'는 A 시의원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이라며 "A 시의원은 피해자의 어깨를 상당 시간 감싸 안았다. 강제추행의 증거"라고 전했다.
통합당 측은 A 시의원이 거짓 해명을 고수하면 추가로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시당 끝내 제명 결정결국 민주당 부산시당은 A 시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명을 결정했다. 징계와는 별도로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예방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선출직 공직자가 성 관련 문제에 연루될 경우, 불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당헌. 당규에 따라 엄정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여성위원회와 젠더폭력예방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 인지 감수성과 성 평등의식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