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도 2분기 실적 '최악'…그래도 희망이

입력 2020-08-13 17:12
수정 2020-08-14 00:53
이마트가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재난지원금 특수’에서도 소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망이 암울하지만은 않다. 고전하던 할인점(대형마트) 실적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과 이마트 자체상표(PB) 노브랜드 등 전문점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이마트는 2분기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2011년 신세계로부터 분할된 후 첫 적자를 낸 지난해 2분기(-299억원)보다 적자 폭이 175억원 늘었다. 매출은 5조1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5810억원)보다 13.2% 증가했다.

지난해 이마트 점포 매출은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와 편의점에 밀려 대형마트의 위기감이 커지던 때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1분기에는 -2.4%, 2분기엔 -1.2%로 감소폭이 줄었다. 올 들어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나선 영향이다. 지난 5월 점포를 뜯어고친 뒤 다시 문을 연 이마트 월계점은 이후 두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선·가공식품 부문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놀러 올 만한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전문점은 2분기 69억원의 적자를 냈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폭을 123억원 줄였다.

‘코로나 특수’를 본 곳도 있다. 쓱닷컴은 2분기 총매출(거래금액)이 93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81억원)보다 42% 증가했다.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40% 이상 성장했다. 1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1분기보다 적자폭을 60억원 줄였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영업이익이 154억원으로 전년 2분기 대비 5.5% 증가했다.

이날 현대백화점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동기(507억원) 대비 84% 줄었다. 매출은 51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40억원)보다 3.1% 감소했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데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6월부터 백화점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식품 전문몰 ‘현대백화점 투홈’도 열어 3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