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13일 오후 4시 30분
CJ그룹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뚜레쥬르의 매각을 본격화한다. 그룹 차원에서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것의 하나로 해석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주)는 뚜레쥬르를 매각하기 위해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에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CJ그룹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 내 뚜레쥬르사업부문이다.
CJ그룹은 지난해부터 국내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 및 사모펀드(PEF)와 꾸준히 접촉하면서 사전 수요 작업을 물밑에서 해 왔다. 지난 5월 매각설이 돌기도 했으나 CJ는 강력 부인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예상 매각 가격은 3000억원 안팎이다.
뚜레쥬르는 CJ푸드빌의 핵심 사업부문이자 국내 2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다. 국내 가맹 매장은 약 1300개로 시장 점유율은 25.8%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외에도 외식사업인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홍콩계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팔렸다.
CJ가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 매각에 나선 것은 비주력 계열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CJ그룹에서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창사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낸 반면 외식 계열사인 CJ푸드빌은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8903억원, 영업적자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면서 CJ푸드빌의 영업적자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업계가 불황에 빠지자 추가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알짜 자산인 뚜레쥬르 매각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2~3년 전만 해도 CJ는 PEF 등 투자자들의 매각 타진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으나 지난해부턴 태도를 바꿔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자를 찾아나섰다. CJ푸드빌은 최근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신규 투자를 동결하는 등의 자구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뚜레쥬르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상당수 대기업은 국내 베이커리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PEF업계에서도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하면서 고급 베이커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외식 업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인 만큼 뚜레쥬르의 성장성이 둔화됐다고 보고 있다.
뚜레쥬르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한 PEF 관계자는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성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달했다”면서도 “뚜레쥬르는 ‘동네 빵집’ 이미지가 확고해 매출이 꾸준하고 최근 배달 판매를 시작하는 등 유통 판로를 다양화하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눈높이를 조율하면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