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사진)이 집중호우 피해를 지원하고 수재민을 돕기 위해 지난 12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예종석)에 사재 20억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집중호우까지 더해져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사랑의열매에 10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열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2200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20억원을 기부하는 등 총 기부금 50억원으로 사랑의열매 ‘초고액 기부자’ 반열에 올랐다.
대림그룹 창업주 고(故) 이재준 회장의 아들인 이 명예회장은 지난 40여 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2011년 아들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서울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 고문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보며 시간을 보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뉴스 등을 보고 안타까운 감정이 들면 남몰래 기부하는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명예회장은 1995년 대구 지하철공사 현장 폭발사고 때도 피해 복구 비용과 유가족 성금으로 20억원을 내놨다. 2016년에는 남북통일을 위해 공익재단 통일과나눔에 대림그룹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2000억원 상당)를 기부했다.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피해자를 위해서도 10억원을 전달했다.
지난해 1월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33년간 살았던 서울 광화문 자택을 기부했다. 이 명예회장은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지진 연구와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 30억원을 출연했다. 이 명예회장은 대림산업 창업 50주년을 맞은 1989년 사재를 털어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