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소속사 빅히트, 코로나 사태에도 상반기 실적 선방

입력 2020-08-13 17:04
수정 2020-08-13 17:21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장 방시혁, 이하 빅히트)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실적 악화를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시혁 빅히트 의장(사진)은 13일 유튜브채널을 통해 회사설명회를 열고 "올 상반기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전체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상 최고실적을 거둔 지난해 매출은 5872억원, 영업이익은 98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에는 지난 5월 인수한 중견기획사 플레디스(작년 매출 805억원)의 실적을 포함했고, 지난해까지 연평균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 공연 취소에 따른 실질적인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방 의장은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일정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빅히트가 어려움속에서도 지난해 절반 수준의 실적을 방어한 배경에는 다양한 레이블과 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빅히트 생태계'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합류로 '빅히트 레이블즈'가 다섯 개로 늘어났다. 상반기에 활동한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 등이다.

상반기 가온 앨범 차트에 따르면 100위 내 앨범 판매량 중 40%가 '빅히트 레이블즈' 소속 가수들이 차지했다.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MAP OF THE SOUL : 7' 의 426만장과 2위 세븐틴의 '헹가래' 120만장을 합하면 '상위 10위 판매량'의 53%에 달한다.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4분기 컴백을 예고했다. CJ ENM과 함께 하는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육성 프로그램 ‘아이랜드’를 통해 보이그룹을 데뷔시키는 한편, 내년에는 쏘스뮤직을 통해 걸그룹도 데뷔시킬 계획이다.

빅히트의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 역할도 컸다. 위버스는 레이블과 비즈니스, 글로벌 팬덤을 모두 묶어주는 ‘빅히트 생태계’의 중심이자 팬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팬덤 문화의 집약체로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거뒀다.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The Live’공연을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107개 지역에서 선보여 동시 접속자 75만 6000여 명을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전 세계 최다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로 기네스에 올랐다.
빅히트는 오는 10월 온·오프라인으로 방탄소년단의 공연 ‘BTS MAP OF THE SOUL ON:E’도 개최할 예정이다.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는 “위버스는 티켓 구매 부스, 상품 판매 부스 , 공연장과 관람석 등 오프라인 대형 스타디움 구조를 플랫폼으로 옮겨왔다”며 “위버스에서 이뤄진 공연은 빅히트 생태계 안에서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빅히트는 이와 함께 아티스트의 IP(지식재산권) 사업의 확장과 콘텐츠 브랜딩 전략으로 성과를 보탰다. 공연과 앨범, 광고 외 IP 확장을 통한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 수익의 비중이 지난해 22.3%에서 올 상반기 45.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갤럭시 휴대폰 협업, 방탄소년단 캐릭터 ‘타이니탄(TinyTAN)’, 노랫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일러스트북 ‘그래픽 리릭스’, 넷마블 게임 등이 그것들이다. 빅히트는 앞으로 한국어 학습 교재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국어 배우기’를 통해 한글보급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